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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

2022. 3. 15. 02:12

개적폐임 피셜X

 



“그, 그으. 네? 네에?”

 G시 지부장, 사토 히미즈는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상황에 있었다. 위기, 위기, 위기, 위기! 아니, 단순히 위기라는 말로 넘기기에도 너무 심한 전개였다. 그래, 핀치다! 보통의 핀치도 아니고 그야말로 대─핀치! 빙글빙글 돌아가는 머릿속이 온갖 단어를 쏟아내는 동시에, 낼 수 있는 대답은 얼빠진 되물음뿐이었다. 

 이제 와 되짚으면 처음부터 뭔가가 이상했다. 또 미묘한 분위기, 어쩐지 달라진 공기를 느껴 머리에 요란한 경보가 울리는 것 같아 주춤주춤 뒤로 물러섰을 뿐인데 어느새 등이 바닥에 닿았고, 쿠죠 미호는 그런 제 몸을 아래로 깔아 고개를 기울였다. 주황빛 머리카락이 사락거리며 쏟아져서는 제 얼굴로 떨어진다. 지나친 상황의 혼란 탓에 미미하게 남은 술기운까지 싹 날아가는 것 같았다. 본인의 머리카락을 떼어주려는 손이 살갗을 스치고 지났을 때 놀라 힉, 소리를 낸 것까지도 민망하기 이전에 혼란스럽기 짝이 없었다. 뭔가가 단단히 잘못 돌아가고 있어. 비명을 지르고도 싶었는데, 아무래도 혀가 이 상황만치 꼬인 모양이었다. 

“네에, 사토 씨가 생각하는 건~ 어떤 건지 궁금하네요?”

 방금 전의 그 억양이, 내용이 그대로였다. 식은땀이 뻘뻘 날 것만 같았다. “그, 그야?” “그야?” 왜 그런 걸 물어보는데요?! 그렇게 외칠 타이밍도 잊고 떠듬대는 게 한계였다. 그랬다. 그날의 기억은 선명했고, 어떤 감각이었는가도 또렷했다. 물론, 그에게 기세등등하게 선언했던 내용대로 아무 일도 없었떤 것처럼 신경을 안 쓸 수 있는 위인도 아니었다. 결국 머리 끝까지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 온 신경이 공기를 읽어내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제대로 된 사고를 거쳐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님에 억울함까지 호소하고 싶었다.

“그… 아… 아닌가요?” 
“어떤 게요~?” 
“그게… 그게……. 여자끼리는…요? 보통이었는지? 모, 몰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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